불확실성과 제품고장 (#2)

신뢰성공학에서 아주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불확실성'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불확실성이 제품의 고장과 어떻게 연관되는지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제품이 고장나는 여러가지 원인 중 분산(variation) 때문에 발생하는 고장은 불확실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핸드폰을 하나 구매한 상황을 가정해봅시다. 제가 구매한 핸드폰은 떨어뜨리는 충격에 대한 내구설계가 되어 있습니다. 보통 사람 허리에서 핸드폰이 떨어졌을 때 핸드폰이 받는 충격을 10이라고 했을 때, 제가 구매한 핸드폰의 평균 강도는 15로 10보다 높습니다. 따라서 핸드폰을 허리 높이에서 떨어뜨린다고 해서 고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핸드폰을 구매한 날, 실수로 떨어뜨린 핸드폰은 박살이 나 있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위에서 언급한 강도(strength)와 충격(Impact)을 확률 그래프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습니다. 

생산된 핸드폰이 1000개라고 할 때, 모든 핸드폰이 정확히 10의 강도를 갖고 있지 않습니다. 강도에는 분산(variation)이 있습니다. 따라서 확률분포는 위와 같은 형태가 아니라 아래와 같습니다. 

두 그래프가 겹치는 부분에서는 충격이 강도보다 커지기 때문에 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제품을 구매할 때 '뽑기 운' 이라는 말을 합니다. 특히 불량률이 높은 제품을 구매할 때는 '뽑기운'이 좋아야 그나마 쓸만한 제품을 받을 수가 있는데요. 이 '뽑기운'이 위와 같은 불확실성과 관련 있습니다. 겹치는 부분의 넓이가 비정상적으로 넓다면 많은 제품이 쉽게 고장나게 될 것이고, 고객은 스트레스를 받고 회사는 수리비용을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지불해야할 지도 모릅니다. 

 

이외에도 많은 고장의 원인이 있습니다. 고장의 원인들을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파악된 고장의 원인들은 불확실성을 고려하여 확률적으로 모델링하고 시간에 따른 변화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신뢰성을 어떻게 정량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